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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스토리] 다르게 보면 달라보여요! 2020 논문지원사업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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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논문지원사업|

지난 11월, 2020 논문지원사업 「장애의 재해석」 논문발표회 현장에서 수상자들을 만나보았습니다. 5개의 연구팀이 다양한 관점에서 ‘장애’를 재조명한 연구물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인식개선과 연구 분야 확장에 기여한 수상자 분들을 만나봤습니다.


이동약자 무장애관광 스코어 개발 : 지역의 물리적 환경을 중심으로

먼저 「이동약자 무장애관광 스코어 개발 : 지역의 물리적 환경을 중심으로」라는 연구주제로 우수논문상(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선재, 남정훈, 이현우, 정연중 연구자(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만났습니다.

우수논문상(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선재, 남정훈, 이현우, 정연중씨.

Q. 이번에 개발하신 ‘무장애 관광 스코어’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어떤 관광지가 장애인 접근성은 좋은데 관광지로서의 매력도는 떨어질 수 있잖아요. 단순히 ‘대체적으로 만족’ 이렇게만 나오면 이용자가 해당 관광지에 직관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가 개발한 ‘무장애 스코어’의 경우 이용자가 원하는 세부적인 기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이동성 △편의성 △여가성 △매력성 이렇게 4가지 항목을 나눠서 3가지 차원의 지표를 개발했고,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Q. 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비장애인의 시선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요. 누구나 당연하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던 관광지도, 무장애정도 스코어를 보니 사실 이동약자는 전혀 즐길 수가 없는 정도더라고요.
그리고 이동약자의 범위가 어린이, 노인, 임산부, 장애인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영유아도 바퀴가 달린 유모차를 타고 다니니까 일시적인 이동약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갑작스러운 사고로 일생의 어느 단계에서는 누구나 이동약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이번 논문을 통해서 앞으로 기여하고 싶은 바가 있으신가요?

도시 환경이 바뀌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과 많은 예산이 소요돼요. 그래서 저희는 효율적인 접근방식을 택해서 이미 무장애 관광지로 잘 형성되어있는 곳부터 빠르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어요. 실제로 어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누구나 즉석에서 가고자 하는 관광지의 무장애 점수를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단계로 한층 나아가는 것이죠. 단순 연구로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장자」의 장애형상과 그 함의

‘「장자」의 장애형상과 그 함의’를 주제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상을 수상한 이두은 연구자(베이징대학 중국고대문학과)와 조혜진 연구자(전남대학교 중어중문학과)도 만났습니다.

이사장상을 수상한 이두은 씨(베이징대학 중국고대문학과)

Q. 어떻게 「장자」라는 중국 고전에서 ‘장애’를 찾아보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중국 고전에서는 장애를 다루는 문헌들이 많아요. 저는 장애를 시혜적인 관점이 아닌 색다른 관점으로 설명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장자」라는 작품이 끌렸나봐요. 장자는 장애를 역설적, 반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런 역발상이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Q. 장자가 해석한 장애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줄 수 있나요?

우선 장자는 사회 통념을 따르지 않고 거기서 벗어난 사람을 ‘기인’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사회적 통념을 탈피한 모든 것을 장자는 ‘기’라고 부르고 그 연장선에서 ‘기인’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어요.

‘기’나 ‘기인’이라는 개념은 외형적인 기형과 불편함을 그 자체로 수용하려는 태도예요. 장자는 몸이 불편한 것과 상관없이 본래 타고난 것을 ‘천(天)’이라고 보고, 인위적인 사회 통념을 지양하고 자연스러운 본래의 성질을 추구했거든요. 그래서 기인이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기존의 제도가 아닌 하늘이라는 자연의 범주 속에 넣어서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해했죠. 장애를 바라보는 선입견 자체도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하나의 인위적인 허상이기 때문에요.


Q. 장자의 독특한 인간론을 설명하면서, 연구자로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요?

사실 「장자」라는 작품을 기존 학자들이 연구해왔던 틀 속에서만 바라봤지, ‘장애’라는 주제로 바라본 건 처음이에요. 고대에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는 편견은 여전했죠. 고대인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굉장히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어요.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고대인들의 진지한 탐구 자세가 본받을만하다고 생각됐어요.




장애인의 기부와 자원봉사 행동에 관한 연구: 장애는 나눔을 제약하는가?

이종화 연구자(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정책협동과정)와 손영은 연구자(연세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노인복지전공)는 「장애인의 기부와 자원봉사 행동에 관한 연구 : 장애는 나눔을 제약하는가?」를 주제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사장 상을 수상한 이종화 씨(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정책협동과정)와 손영은 씨(연세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노인복지전공)

Q.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나눔과 봉사의 ‘주체’로서 분석하셨습니다. 주제 선정 계기가 있나요?

제가 연구하는 분야가 기부와 자원봉사 등 나눔 행동에 관한 분야거든요. 혹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기부와 자원봉사 분야에도 존재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데이터를 살펴보게 됐어요. 조사 결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나눔과 봉사 비율이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됐죠. 되려 자원봉사는 장애인이 더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것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면 장애인을 시혜적인 관점으로 보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논문을 준비하면서 난감했던 순간이 있었다면서요.

이론상으로 접근했을 때 기부나 자원봉사는 인적·사회적 자원이 많은 사람이 한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돈이 많은 사람이 기부를 많이 하고, 시간이 많거나 학력 수준이 높은 사람이 자원봉사를 많이 한다는 조사 결과가 많아서 장애인이 나눔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심을 많이 했죠.
장애인이 평균적으로는 비장애인에 비해 학력과 소득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그 안에 나눔에 대한 열정과 가치는 절대로 작지 않았어요. 많은 장애인이 자기 시간을 내서 나눔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고, 실제로 자원봉사 비율도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2배 가량 높게 나타났어요.


Q. 이번 연구가 장애인 인식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국내에서 장애인을 나눔의 주체로 생각하고 진행하는 학술 연구가 거의 없어요. 20여 년간 3~4편 정도에요. 장애인을 수혜자로만 생각하니 연구자들의 시각도 굉장히 편향되어있죠. 문제는 이런 연구자들의 시각이 나라의 정책과 제도 수립에 많이 반영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먼저는 연구자들의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이런 시각들이 잘 반영될 수 있는 곳이 사회복지 현장이에요. 사회복지 실무자들이 장애인이 나눔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회운동을 통해 이슈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애인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나 소액 기부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죠. 이런 실질적인 활동을 구현할 수 있는 분은 저와같은 연구자, 전문가가 아닌 실무자들이에요.

또 언론도 장애인의 나눔과 관련된 단순 미담만 조명하지 말고, 장애인이 참여하는 체계적인 나눔 봉사 프로그램 등을 다루면 장애인 인식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시민들도 장애인의 ‘나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논문발표회 현장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2020년 논문지원사업 「장애의 재해석」 논문집은 한국장애인재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논문지원사업
한국장애인재단은 다양한 학문적 기반에서 장애를 새롭게 바라보는 연구를 통해 장애인식을 개선하고, 장애 관련 학문의 자료로 활용 가능한 폭넓은 논문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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