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회
Book으로 소통해요!아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둥둥북소리’👦🏻📒
중증장애인 케어매뉴얼 템플릿 제작 지원사업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은 학교나 복지기관, 치료센터 등에 자녀의 돌봄을 맡길 때마다 곤란한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자녀가 음식을 어떻게 먹고, 약을 하루에 몇 번 복용하는지, 수면 패턴은 어떠한지 등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장애인재단이 지원한 ‘둥둥북소리(BOOK으로 소통하는 우리)’는 중증뇌병변장애인을 위한 케어매뉴얼 템플릿을 개발하여,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뜨거운 반응에 교육 인원 늘려
매서운 추위가 시작되던 날 ‘둥둥북소리 중증뇌병변장애인의 케어 매뉴얼 모형개발과 템플릿 제작 및 부모 교육’ 사업 성과 공유회가 열렸다. 사업의 결과를 발표하고 참가자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사업에 참여한 부모들은 ‘둥둥북소리’ 사업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둥둥북소리는 우리 아이의 변화를 관찰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템플릿을 작성하면서 아이의 몸무게를 기록하다 보니 성장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두 달 전에는 아이의 몸무게가 14kg이었는데 엊그제 살펴보니 17kg이 되었더라고요. 이건 우리 아이에게는 정말 큰 의미거든요. 아이의 성장과 발전을 보면 엄마들은 힘이 나잖아요. 그래서 둥둥북소리가 정말 좋았어요.”(김민애 참가자)
“자녀에 대해서 매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았어요. 템플릿을 공유하면 되니까요. 또 함께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요.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님들의 사랑이 느껴졌어요. 우리 아이가 어떻게 컸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고요. 엄마들의 이야기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어요.”(조지연 참가자)
참가자의 소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둥둥북소리에 대한 부모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케어 매뉴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사업을 계획할 때만 해도 중증뇌병변장애인 부모와 돌봄자, 종사자 총 6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교육 문의가 이어지자 총 228명으로 교육 인원을 큰 폭으로 넓혔다. 담당자들은 참가 신청 인원이 많아서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계획하는 것이 조금 힘들긴 했어도 행복한 고민이었다고 얘기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기획한 템플릿
중증중복뇌병변장애는 지적, 지체, 시각, 청각, 언어, 자폐, 섭식장애와 희귀질환 및 난치질환을 2~4가지, 또는 그 이상을 중복으로 가진 장애를 뜻한다. 이번 둥둥북소리는 중증뇌병변장애 자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케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장애 자녀를 둔 부모이자 둥둥북소리 이형숙 담당자는 케어 매뉴얼 개발은 꼭 필요한 사업이었다고 말한다.
“제가 발을 다쳐서 긴급하게 수술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남편은 해외 출장이었고, 여러 가지 상황으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 돌봄 SOS 센터에 연락했는데 뇌병변장애인의 경우에는 급하게 누군가를 파견해도 정보가 없어서 제대로 돌봄을 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어요. 그때 생각했죠. 내가 그동안 준비를 제대로 못 했다는 것을요.”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의 부모는 비슷한 상황을 겪곤 한다. 의사 표현도, 독립적 활동도 어렵기 때문에 주로 어머니가 주축이 되어 돌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머니의 부재 시에 자녀를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막막해지는 것이다. 이명희 참가자 역시 같은 고민을 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8년 전에 큰 병을 진단받았어요.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내가 없을 때 아이가 어떻게 생활할까? 하고요. 다른 엄마들도 비슷해요. 엄마가 몸이 아파서 투병하는 와중에도 제일 걱정인 것은 홀로 남겨진 아이죠. 아이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이명희 참가자)
부모님이 부재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아이의 돌봄을 맡길 수 있으려면, 아이에 관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둥둥북소리’ 템플릿으로 담을 내용과 디자인을 연구하는 데만 6개월의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템플릿에는 자녀의 이름과 키와 몸무게, 혈액형 등의 기본적인 정보를 적는 공간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적는 등의 상세한 내용도 담을 수 있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 연구
‘소중한 내 정보’ 페이지에는 자녀의 장애 명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하고, 응급 시 이송 희망병원까지 기재하여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템플릿을 본 누구나 대응할 수 있게 했다. ‘나는 이런 게 좋아요’ 페이지에는 좋아하는 음식, 활동, 사람 등을 적고 싫어하는 것도 적도록 했다. 또한 ‘의사소통은 이렇게’ 페이지에서는 구어를 사용하는지, 표정이나 몸짓으로 소통하는지, 그림이나 사진을 보고 눈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지 등 소통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도록 했다.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중증뇌병변장애인 중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분이 50% 이상이에요. 그런데 때로는 돌봄자가 뇌병변장애인과 의사소통을 완전히 무시한 채, 피상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내가 눕히면 눕는 거야, 내가 먹이면 먹는 거야’ 이런 식으로요. 의사소통 방법을 적도록 한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책 한 권으로 보호자 또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전달받아서, 중증뇌병변장애인을 주체적인 인간으로 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지연 참가자)”
‘식사지원 현황’과 ‘의료지원 현황’ ‘건강상태 살펴보기’ ‘보조기기 알아보기’ 등은 중증뇌병변장애인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특히 음식 크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가위 모양으로 표시해 놓은 것이 반응하기가 좋았다. 정영미 담당자는 뇌병변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주로 사용하는 다날가위를 떠올렸다고 말한다.
“날이 여러 개라서 다날 가위라고 하는데요. 우리 아이들은 그 가위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고 얘기할 정도예요. 음식을 모두 가위질해서 먹여야 하는데 가위질하는 데만 20분이 걸려요. 음식 크기를 가위의 개수로 짐작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가장 정확한 방법이고 엄마를 비롯한 돌봄자들이 알아보기 좋은 도구니까요.”(정영미 담당자)
템플릿의 마지막에는 사진을 붙이는 페이지를 마련하여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꾸며보도록 했다. 이형숙 담당자는 사진 기록 페이지를 채우며 감동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전한다.
“어머니들이 아이들의 사진을 찾아내는 것조차 되게 어려워하셨어요. 우리 아이들이 사실 참 예쁜데 위급하고 바쁜 상황들 때문에 눈으로는 아이들을 담지만, 사진으로 기록할 여유가 없었던 거예요. 옛날 사진부터 살펴보면서 아이의 성장 과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어머니도 계셨고요. 아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더 많이 기록해야겠다고 얘기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어요.”(이형숙 담당자)
보는 사람을 위해서, 간결하게 적기
템플릿 작성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강조한 것 중 하나는 ‘간결하게 적기’였다. 둥둥북소리는 보호자가 작성하지만, 읽고 활용하는 사람은 각 기관의 종사자와 교사, 활동지원사, 치료사 등이다. 따라서 내용은 풍부하게 적되, 최대한 간결하게 기록해야 읽는 이에게 잘 전달될 것이었다. 담당자는 객관적인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고 말한다.
“내 아이에 대한 스토리가 너무 깊고 장황하니까 이것을 줄여서 쓰는 것도 연습이 필요했어요. 자세히 적지 않으면 상대방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우려가 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간결하게 핵심을 담아내야 정보가 정확히 전달되겠죠. 교육 중에 ‘간결하게 적기’를 강조했던 이유예요.”(이형숙 담당자)
“첫 회 교육을 받을 때는 내용을 정리해야 할 방법을 몰라서 길게 적었어요. 그런데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게끔 간결한 문장으로 적으라고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엄마만 알고 있던 정보를 다른 사람과 나누려면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았어요.”(이명희 참가자)
조지연 참가자는 템플릿을 작성하면서, 보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게 되었다고 얘기했다. 그동안은 아이에 대한 정보를 길게 나열해서 종이에 써서 공유했지만, 체계적으로 구성된 템플릿 덕분에 보는 사람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음식을 먹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해요. 손을 움직여서 수저로 음식을 떠서 입안으로 넣고, 혀와 치아의 움직임을 통해서 저작 운동을 해서 넘기는 과정이요. 하지만 우리 아이는 이 과정을 못하기 때문에, 가위질해서 음식을 먹여 주어야 하거든요. 이런 과정을 하나하나 나열하면 굉장히 길고 장황한 내용이 되겠지요. 하지만 템플릿에 마련된 칸에 체크를 하면 되니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조지연 참가자)
아이의 새로운 모습 발견해
템플릿을 작성하는 과정은 내 아이를 새로이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가자들은 템플릿의 빈칸을 채우기 위해 아이를 돌보고 치료하는 이들과도 의견을 나누면서, 아이의 변화와 성장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남편과 같이 템플릿을 작성하면서 우리가 몰랐던 것들을 많이 발견했어요. 활동지원사 선생님이 아이를 케어하면서 알게 된 것을 얘기해 주기도 하고요. 아이의 변화를 기록하면서 아이에 대한 사랑도 더욱 커지는 것을 느꼈어요.”(김민애 참가자)
“집에서의 생활은 제가 잘 알지만, 센터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볼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센터 선생님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집에서는 못했던 것을 센터에서는 제대로 해내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몸을 흔들면서 춤을 춘다고요. 내 아이에게 또 다른 사생활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이명희 참가자)
템플릿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적고 공유하니 변화도 생겼다. 예를 들면 센터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적어놓으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할 때에도 이러한 내용을 참고하여 치료에 반영할 수 있었다. 또한 지워지는 볼펜으로 적도록 하여 내용을 수정하거나 추가하기 쉽게 했다. 김민애 참가자는 둥둥북소리 템플릿을 ‘시행착오를 줄여준 책’이라고 표현했다.
“‘내 아이를 나만 돌볼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장애아이를 가진 부모는 외출할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템플릿을 보여드리고 아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잖아요. 기존에 아이를 돌봐주시던 선생님들도 템플릿을 보면서 몰랐던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엄마가 몰랐던 것을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었고, 활동 지원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계기도 되었어요. 잘 몰라서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가 사라지고, 설명하기 위해 썼던 에너지를 줄이게 된 것이지요.”(김민애 참가자)
새로운 아이디어 쏟아져 나와
참가자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서 서로를 만나고 교류할 수 있었던 점도 큰 기쁨으로 꼽았다. 조지연 참가자는 중증중복뇌병변장애자녀를 둔 부모로서 서로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교육 과정을 빌어서 소통하며 위로받은 시간이었다고 전한다.
“장애계에서도 서로를 구분 짓는 선이 있어요. 경증인지 중증인지, 나와 같은 장애인지 다른 장애인지를 두고 선을 가르는 거죠. 그런데 둥둥북소리 템플릿을 작성하면서 그 선이 모두 사라지는 경험을 했어요. 상대방의 자녀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고요. 그래서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감동의 과정이었습니다.”(조지연 참가자)
또한 비슷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모여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엄마를 보며 자신의 옛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고, 장성한 자녀를 돌보는 엄마를 보며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해법을 찾기도 했다. 정영미 담당자는 강사로 참여하며 뿌듯함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우리 수업에 감동이 있었어요. 동시대에 장애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서 얘기를 나누며, 현재 우리 아이한테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죠. 나와 내 아이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분이었거든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면서 동시에 서로에게 도전받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이 수업을 하길 잘했다고 느껴졌던 순간이었어요.”(정영미 담당자)
참가 신청 문의가 빗발쳤듯 현장의 열기도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템플릿을 발전시킬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음식 크기를 체크할 때 모두가 잘 아는 ‘치킨 무’ 크기로 하면 어떨지 제안을 한 사람도 있었고, 기저귀 항목 추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책 크기를 더 작게 하여 휴대하기 좋게 만들자는 얘기도 등장했다. 이형숙 담당자는 추후 템플릿을 더 발전시킬 멋진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전한다.
“서로에게 배우는 게 많았어요. 어떤 엄마는 물을 작은 약병에 몇 개 담아서 다니다가, 필요할 때 아이가 한 모금 마실 수 있게 해준다는 거예요. 이런 노하우를 서로 배우기도 했고요. 또 음식 크기를 어떻게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어요. 이런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템플릿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이형숙 담당자)
중증장애인의 행복한 일상을 위해
참가자들은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을 위한 복지 제도가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특히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삶에 대해서 더욱 관심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요즘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정책도 활발하게 만들어지잖아요. 노인이 되어 사는 것은 20~30년의 기간이지만, 우리 아이들은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는 점을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그 평생에 걸쳐 더 많은 제도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이형숙 담당자)
이명희 참가자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의 막막함을 털어놓았다. 한 기관이나 센터에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채, 기간이 종료되면 옮겨 다녀야 하는 어려움 또한 컸다.
“특수학교를 다니다가 졸업하면 이제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어떤 기관은 다닐 수 있는 연령을 정해놓았다거나 5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거든요. 그렇게 아이가 다닐 곳을 계속 찾아다녀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이명희 참가자)
조지연 참가자는 둥둥북소리 템플릿이 아이를 자립시킬 수 있는 첫 단추가 되기를 기대했다. 중증장애인을 온실 속에서 안전하게만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넘어서서, 각자가 자립하여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템플릿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둥둥북소리’ 부모 교육 현장
“비장애인들도 수없이 넘어지면서 걷는 방법을 배우듯이, 중증장애인도 고통을 겪으면서 성장하잖아요. 그런데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전문화된 인력이 고도화된 환경 속에서 안전하게 보호만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요. 이것이 또 하나의 감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케어 매뉴얼 템플릿을 통해서 돌봄 당사자들이 아이를 독립적으로 바라보고, 자립적인 하나의 주체로서 아이들을 대하고 돌보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라요.”(조지연 참가자)
‘BOOK으로 소통하는 우리’라는 이름처럼, 둥둥북소리는 더 많은 소통과 연결을 만들어냈다. 템플릿을 기록하며 가족 간에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자녀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또한 교사, 치료사, 활동지원사 등의 돌봄 종사자들과도 효율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둥둥북소리’는 우리 사회에서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들이 더욱 존중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 권의 책이 가져온 행복한 변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취재 : 황신아, 남궁소담
사진 : 홍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