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지역의 시각장애인을 위해 생활이동지원, 자립지원과 점자도서관을 운영하는 지부는 20개의 지회를 관리하는 곳입니다. 지회들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지부지만, 직접 자립지원센터를 개설해 시각장애인의 복지증진에 힘을 보태는 단체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박수진 담당자가 설명합니다.
“관리자 입장의 지부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행정적인 부분에서만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자립지원센터와 점자도서관을 개설하면서 직접 시각장애인을 대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일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이번 한궁 교실도 경직된 생활로 기초체력이 떨어지고 만성질환을 앓는 시각장애인이 많다는 점을 파악하고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시각장애인은 외부활동이 부족하고, 앞을 더듬어 생활하기 때문에 허리가 굽거나 경직된 자세로 생활하는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는 기초체력 저하와 만성질환 등으로 이어졌지만 시각장애인을 스포츠 현장에 입문시키는 과정은 늘 어려움이었습니다. 그래서 박수진 담당자는 장애유무와 남녀노소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종목인 한궁을 선택하되, 시각장애인의 특성에 맞게 환경을 조성키로 했습니다.
“본래 한궁은 양궁과 동일한 과녁에 핀을 맞추는데, 저희 회원들은 앞이 안 보이니 과녁을 볼 수 없죠. 그래서 지부와 한궁협회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궁기계를 공동 개발했어요. 이 기계가 전국적으로 보급돼서 더 많은 시각장애인을 생활체육으로 유도하고 싶습니다.”
한궁기계까지 개발할 정도로 회원들의 생활체육에 힘을 쏟은 지부의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개발한 기계로 한궁을 배우는 교실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궁은 양궁표적판을 과녁으로 사용하고 활 대신 다섯 개의 핀을 던져 점수를 내는 스포츠입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궁기계는 경기가 이루어지는 동안 지속적으로 신호음이 발생해 소리로 과녁의 위치를 짐작하고 핀을 던질 수 있습니다. 또 본래 한궁은 과녁에 맞은 핀을 확인하고 점수를 계산하지만, 이 기계는 핀이 맞을 때마다 점수가 소리로 안내됩니다. 합계점수도 즉시 계산되며, 저시력자를 위해 LED빛이 나옵니다.
한궁 교실에 참가하는 회원들의 시력 상태는 모두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등한 조건에서 배우기 위해 안대를 착용합니다.
기계에서 신호음을 들으면 과녁의 위치는 짐작할 수 있지만 자신의 자세는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강사님이 1:1로 자세를 잡아줍니다. 매번 자세교정을 받아서일까요? 회원들 모두 어깨와 허리가 반듯하고, 핀을 던지는 팔 동작에 힘이 있습니다.
한 명씩 돌아가며 핀을 던질 때 여기저기서 파이팅 구호가 들립니다. 서로에게 쉼 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에너지를 나눕니다. 따뜻한 응원 속에서 온 정신을 집중해 핀을 던질 때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한궁선수들입니다.
박수진 담당자
윤순애 강사
송미자(시각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