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드림위드오케스트라)

#음악으로 함께, 더 나은 삶

동두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올해 4월부터 특별한 오케스트라가 맹연습 중입니다.
장애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햇살위드오케스트라'입니다.
현재 8명의 단원들이 클라리넷 플롯 바이올린 첼로 등을 배우는 중입니다.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이 오케스트라 활동이 앞으로 10년, 20년 이어진다면 동두천시 장애인들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처음에는 많은 아이들이 악기를 장난감처럼 다뤘어요.
예민한 악기를 함부로 대하니 전공자의 마음에서 굉장히 안타까웠죠. 악기를 살살 다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난 뒤부터는 조금씩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연습 시간 전에 와서 악기를 미리 조립하고 준비하는 학생도 있답니다.”

8명의 단원들··· 장애유형도 연령도 달라

현재 단원은 모두 8명으로,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연령이 다양합니다.
각각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언어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 단원들은 좋아하는 것도, 다루는 악기도 저마다 다릅니다.
클라리넷과 플루트를 지도하는 남궁정 강사는 악기의 소중함을 인지시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복지관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알게 된 것이 있어요
여섯 가구 중 한 가구의 비율로 장애가족이 있다는 거예요
내가 장애인이 될 수 있고 내 가족이 장애인이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것이 당연한
사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남궁정 강사 -

악기 레슨을 한 경험은 많았지만 장애학생을 만나본 적은 없었기에, 남궁정 강사는 효과적인 지도법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주변 다른 강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마땅한 교구들을 찾고, 무지개 생깔을 음악과 연계하거나 태블릿을 활용하여
음표의 색을 칠하는 방식으로 놀이처럼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했거든요. 그런데 레슨을 하면 할수록 보다 효과적인 지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애 요인이 같더라도 아이들은 정말 제각각의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지도를 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닳았습니다.”

남궁정 강사는 복지관 담당자로부터 받은 학생들의 소개서를 참고해서 성향을 파악하였고,
미디어를 활용해서 오케스트라가 무엇인지 악기마다 어떤 소리가 나는지도 들려주었습니다.
지금도 학생들 개개인에게 어떤 지도 방법이 효과적일지를 계속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입니다.

목관악기는 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부는 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정확하게 운지를 연습해야 원하는 음을 낼 수 있습니다.
소근육 발달이 느린 학생들은 계속 불기만 할 뿐, 제대로 운지를 짚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특정 구멍을 막으면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학생들도 조금씩 음악의 즐거움을 배웠습니다.

오케스트라 활동은 혼자 연주하는 독주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연주하는 합주 활동이잖아요.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라도 오케스트라에서는 다은 사람의 연주에 귀 기울이고 화합하면서 연주를 해야
비로소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죠. 협업의 자세가 필요한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함께 음악을 완성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요.
악기를 다루는 시간이 학생들에게 즐겁고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남궁정 강사 -

장애인 스스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음악

초등학교 6학년인 정지성 학생은 클라리넷을 맡고 있습니다.
그전에도 피아노 등의 악기를 다루어본 경험은 있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지성 학생의 어머니는 좋고 싫음이 분명한 지성이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습에 가기 싫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오케스트라 연습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얘기해 주셨습니다.

“지성이가 소리에 민감한 편이라서 오케스트라 활동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현재로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친구들의 악기 소리도 싫지 않다고 느끼는거죠. 지성이가 피아노를 배웠거든요.
피아노 선생님이 아이가 익히기 쉽도록 음표를 무지개 생깔로 만들어주셨어요.
그 방법을 오케스트라 강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면서 많이 수용해 주셨어요. 정말 감사하죠.”

악기 소리로 자기 시간을 채우고 공간을
채울 수 있다면, 그건 온전히 자기 것이잖아요.
제가 꿈꾸는 바예요. 비장애인의 장애 극복 서사로
소비되기보다는 일단 장애인 자기 자신을 위한 음악이요.
햇살위드오케스트라 안에서 그러한 것들이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지성 학생 어머니 -

어머니는 자신이 교육받은 방식으로는 장애가 있는 지성이를 교육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미술, 음악 등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셨습니다.
장애인이 연주를 통해서 장애를 극복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지성이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도구로써 음악의 역할을 바라봤기 때문입니다.

정지성 학생의 어머니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성년이 되었을 때 사회적 교류가 끊어진다는 점으로 강조 하셨습니다.
비장애인은 진학을 하거나 직장에 들어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지만,
장애인의 경우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없어져 고립되기 쉽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일종의 커뮤니티로서 오케스트라 활동이 앞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셨다고 합니다.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서 꾸준히 자기의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장애인들에게 그것은 재산과도 같을 거예요.
만약 중증장애로 인해 몸을 움직이기 어렵다면 트라이앵글을 걸어놓고 치거나 탬버린을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오케스트라에 참여할 수 있을 거예요. 햇살위드오케스트라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지역사회의 좋은 커뮤티니가 되기를

원래는 장애·비장애 통합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으로서 비장애 단원을 모집하고자 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학업이 바빠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할 시간을 내기 어렵거나 악기를 가지고 이동하기에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등
현실적인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단원 모집을 열어둔 상태로, 인원이 보태지면 악기를 추가하는 방향을 고려 중입니다.

현재 햇살위드오케스트라의 올해 목표는 공연입니다. 하반기 내에 작은 무대라도 서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대에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학생들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끼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의 장애인들에게 좋은 커뮤니티로서 기능하려면 햇살위드오케스트라의 활동이 앞으로도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10년, 20년 후, 지금의 단원들이 후배 단원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되고, 장애와 관계 없이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함주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활동이 멈추지 않고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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