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소년들의 목공예 수업
평택의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특수학급 고등학생 장애인들이 목공예 예술가로 성장해 갈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17~19세의 청소년 9명이 한국장애인재단의 ‘모두의 재능’ 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으며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사람들의 감성과 섬세한 손길이 깃든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은 우리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때로는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중에서 목공예는 자연에서 직접 얻은 ‘나무’가 주재료로, 나무가 가진 고유의 결과 색감에 따라 결과물이 다양하게 나타나는데요.”
쉬는 시간에 잠시 만나 본 황정하 학생(19세)은 평소에 공구 다루는 걸 좋아하다가 목공예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해요. 처음에는 목재를 다루는 것이 조금 낯설고, 어렵기도 했지만, 선생님께서 기억에 남도록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셔서 하면 할수록 점점 흥미도 생기고 재미를 느끼게 되었대요.
완성된 작품은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집에 가져가서 본인이 직접 쓰거나, 가족들이 사용한다고 해요. 앞으로 실력이 더 쌓이면, 의자나 탁자 같은 것도 제작해 보고 싶고, 수저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는데요. 황정하 학생이 마음을 담아 직접 깎고 다듬어 완성한 나무 수저로 밥 먹는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정성이 담긴 수제 수저라 친구들에게 정말 의미 있고,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은데요. 밥맛도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공예 수업은 창의력을 길러주고, 손의 감각을 키워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번 ‘모두의 재능’ 지원 사업을 통해 함께하고 계신 엄기연 선생님께서도 이런 긍정적인 기능 때문에 학생들이 눈으로 보고, 만지고, 냄새를 맡는 등 다양한 오감 활동을 최대한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계신대요.
특히 엄기연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중요해서 각자 자기 작품을 만들긴 하지만, 여럿이 함께 완성해 간다는 걸 학생들에게 강조하신다고 해요. 3명이 한 모둠이면 3명이 3개의 작품을 함께 만드는 거고, 4명이 한 모둠이면 4명이 4개의 작품을 함께 만든다는 의미인데요. 이렇게 하려면 서로 손을 보태고 협력하며 마음을 함께해야 하는 것이죠.
“교육 과정 중에 전동 드릴 같은 걸 이용해 나무에 구멍을 뚫고 나사를 박아야 하는 때가 있어요. 이런 부분은 비장애 아이들에게도 힘든 부분입니다. 그럴 때 아이들이 서로 중심을 잡아 주고 방향을 잡아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 코끝이 찡해집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스스로 메꿔주려는 모습이 감동스러워요” (엄기연 선생님)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비장애 친구들과 다른 점은 “조금 느리다”는 것뿐이라며 현재 프로그램은 소소한 작업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탐색과 입문의 과정이지만, 시간을 두고 지속해서 배움이 계속된다면 보다 깊이 있고 전문적인 수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본 목공예 프로그램이 목공예를 통해 청소년기 장애인의 진로 탐색, 예술가 육성 및 지역사회에 재능 나눔과 자기효능감 향상이 목표인 만큼 모든 과정을 다 마치고 나면, 그동안의 목공예 활동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신 후 ‘청소년 목공지도사 3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신대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9명의 친구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12월에는 목공예 작품 전시회도 있다고 해요. 우리 학생들이 총 30시간에 걸쳐 실력을 키우며 완성한 작품들을 뽐내는 자리인데요. 어떤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되네요. 예술적 기능과 목공을 다루는 감각이 뛰어난 친구들이 있어 나중에 직업적으로 목공예에 접근해도 괜찮겠다 싶은 친구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조금은 먼 이야기이고, 시간이 다소 걸릴 순 있지만, 우리 친구들이 열심히 실력을 갈고닦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같은 곳에도 나가 실력 발휘할 수 있는 날이 꼭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