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재능

음악 안에서
성장하는 우리들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의 어울림 합주단은 2013년에 창단된 이래, 지역 공연 및 정기 공연에 참여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에 보다 많은 장애 아동 및 청소년들이 음악의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이루리 예비단을 만들어 인재 발굴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음악에 열의가 있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총 5명의 학생들이 선발되었습니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이루리 예비단은 바이올린, 첼로 파트로 구성하여 학생들을 모집했습니다. 참가자 구하람 학생은 바이올린을 배우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음악 치료를 하다가 클래식 음악에 눈을 떴고, 이번 이루리 예비단 활동을 통해 바이올린과 만났다고 합니다. 요즘 연습하는 곡은 '작은 별'. 배우고 싶은 곡들이 하나둘 늘어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바이올린이 재미있어요. 앞으로 '베토벤 바이러스'나 '엘리제를 위하여'도 연주해 보고 싶어요. 또 연말에 열릴 연주회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가자 구하람 학생)"

바이올린 강사 강민정 씨는 학생들이 음악을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며 수업합니다. 부모님이 시켜서 의무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스스로가 흥미를 느껴서 악기를 연주한다면 더 많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루리 예비단의 학생들은 악보를 볼 수 있지만 아직 악기 연주에 능숙하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개별 수업을 받으며 기본기를 닦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각자의 실력에 맞는 기본 교재를 하나 선정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동요집을 하나 골라서 반복 연습합니다.

"악기를 처음 배운다면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잖아요. 하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는 걸 어려워하기도 해요. 그럴 때면 칭찬도 더 상세히 하려고 노력해요. 무엇을 어떻게 잘했는지를 얘기해 주면, 스스로의 변화를 더 잘 인식하게 될 테니까요. (강사 강민정 씨)"

"제가 맡은 학생들은 자폐성 장애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발달장애 특성상 소통의 의미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악기를 연주하면서 자기를 표현하고 즐거움을 더 많이 느끼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강사 강민정 씨)"

연주하고 싶은 곡이 생기다

예비단 활동은 추후 합주단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단계와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각자 악기 연주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이지요. 담당자 김혜진 씨는 참가 학생들의 표정에서 즐거움이 읽힌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낯선 악기를 앞에 두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요즘에는 표정부터가 행복해 보여요.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이 한 단계씩 성취해 나가는 과정들을 보면서 굉장히 기뻐하시고요. (담당자 김혜진 씨)"

구하람 학생의 어머니는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늘어나고, 연주하고 싶은 곡이 늘어나는 과정이 기쁘다고 얘기합니다.

"하람이가 가끔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줘요. 내가 연주하는 거 봤어? 하고 자신감 있게 얘기하지요. 요즘에는 아이와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나누곤 해요. '바이올린이 어렵지 않았어?' 하고 물어보면, '괜찮았고 재밌었어'하고 대답해요. 음악에 대해서 같이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하지요. (참가자 구하람 학생 어머니)"

강민정 강사는 구하람 학생에 대해 수업하는 내내 악기를 한 번도 내려놓지 않을 정도로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얘기합니다. 구하람 학생처럼 악기 연주 실력이 향상되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생긴 학생들도 있다고 해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학생이 있었어요. 연주가 뜻대로 안 되면 운다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감정을 매끄럽게 표현하지 못했죠. 그런데 실력이 좋아지고 음악에 흥미를 느끼면서부터는, 집에서 숙제를 알아서 한다거나 수업 올 때 악기를 스스로 챙기는 등 책임감도 늘었답니다.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서 그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감정을 경험하는 것 같아요. (강사 강민정 씨)"

오케스트라 합주단을 꿈꾸며

올 연말에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울림 합주단의 정기공연 무대에 이루리 예비단 학생들도 서게 되는 것인데요. 아직은 합주가 어려워 꾸준히 연습해온 개별 곡을 무대 위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개별 연주 기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합주를 할 수 있는 건 사실 아니거든요. 합주는 단원들끼리 맞추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지금은 내가 잘 연주할 수 있는 곡을 개별적으로 공연해보는 것이 목표예요. 무대 경험을 쌓아나갈수록 학생들이 느끼는 성취감도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강사 강민정 씨)"

어머니는 요즘 구하람 학생이 다른 친구들의 연주를 궁금해한다고 얘기합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면이 있는데, 다른 친구들을 만나서 연주하고 교류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성장이 느껴지는 것이지요. 연말의 공연에서 관객들은 발달장애 학생 한 명 한 명의 위대한 도전을 열렬히 응원할 것입니다.

"발달장애 아동 청소년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경험은, 나중에 사회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장애 아동 청소년들의 문화 예술에 대해, 인재 양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담당자 김혜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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