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함께사는세상

(그것만이 내 세상)

#장애 청소년,
음악으로 세상을 만나다

발달장애인은 언어적 소통이 서툴며 감정 및 의사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습니다.
이러한 발달장애인들에게 음악은 자기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악기 덕분에 자신감 생겨

‘그것만이 내 세상’ 프로그램을 통해 클라리넷 교육을 받는 발달장애인 청소년은 모두 3명입니다.
연령대는 다양하지만 클라리넷에 흥미를 보이고, 악기를 통해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요.
오랜 시간 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 교육에 몸담아온 고대인 강사는 클라리넷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클라리넷은 집중하지 않으면 소리를 내기 힘든 악기예요.
집중한 상태로 가운데를 후- 불어야 하거든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불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클라리넷을 하면서 아이들의 집중도가 굉장히 좋아졌다고 느껴요.”

고대인 강사는 학생들이 악기를 배우려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익혀야 할 내용을 단계별로 모니터에 적어 시각화했습니다.
예컨대 1번 연습을 하고, 다음에는 2번, 3번, 4번 연습으로 넘어가며 반복 학습을 통해 루틴화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과 클라리넷을 길게 부는 연습을 해요. 롱톤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인지하지 않으면 그냥 불거든요.
이럴 때에 롱톤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간략히 적어놔요. 입을 모은 다음에 멀리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써놓으면 그걸 한두 번 읽고 그 다음에 실제 악기 연주로 연결해 보는 거죠.
눈으로 한 번 숙지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인지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루틴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대인 강사는 학생들이 자기 악기에 책임을 지게끔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스스로 클라리넷을 조립할 수 있도록 지도했습니다.
조립에 서툰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종종 학부모가 옆에서 도와주려고 할 때가 있지만, 본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반복적으로 조립 방법을 익히도록 하자, 이제는 모든 학생들이 스스로 악기를 조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애 청소년 중에는 내적으로 자신감이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살아가면서 뭔가를 잘한다는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악기는요, 소리를 낼 수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지요.
한 곡을 완성해가면서 학생들이 내적으로 자신감이 생겨서,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 고대인 강사 -

작은 무대일지라도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해보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또 다른 자신감과 충만함을 선사하였습니다.
어린이집에 방문하여 각자 솔로로 클라리넷 곡을 한 곡씩 연주했고, 학생들은 굉장히 기뻐했습니다.
앞으로 노인복지기관에서의 공연 등이 계획되어 있는데, 이처럼 무대에 서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애 청소년도 ‘하면 된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난해옥 학생은 ‘모두의 재능’을 통해 클라리넷을 배우는 중입니다.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클라리넷을 접하게 된 난해옥 학생은 이제는 대학 진학을 꿈꿀 정도로 음악에 깊이 빠져 있습니다.
난해옥 학생의 어머니는 얼마 전 어린이집 공연 이후, 연습량이 더 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집 공연이 굉장히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혼자 연습할 때랑은 다르게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니까 부족한 부분이 보였나 봐요.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겠다며 요즘 더 열심히 연습하러라구요.”

학생들의 공연은 학부모들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관객들 앞에서 잘하려고 애쓰는 모습,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학부모들 역시 뿌듯함을 느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공연 이후 난해옥 학생의 클라리넷 소리가 더 예뻐졌다고 얘기합니다.

연주할 때 해옥이가 행복해 보여요. 그래서 클라리넷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클라리넷을 하고 나서 해옥이가 더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화했어요.
같이 연습하는 멤버들과도 만나면 서로 인사하고 다른 어머니들께도 수시로 인사를 드리죠.
그런 소통과 교감이 훨씬 더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 난해옥 학생 어머니 -

학생들이 악기 연습을 하는 동안, 학부모들끼리는 클라리넷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아이들이 집에서는 어떻게 연습하는지, 어떻게 하면 소리가 더 예쁘게 나오는지, 서로 칭찬도 하고 비법도 공유합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 프로그램이 장애 청소년의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만남이 된 셈이지요!

“장애가 있는 아이라서, 제 딸아이가 아무것도 못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클라리넷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장애 친구들도 하면 된다는 것 말이에요.
못한다고 생각해서 안 하면 계속 못하는 거지만, 해보면 또 할 수 있더라구요.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우리 해옥이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도전해보았으면 좋겠어요.”

음악은 사회적 소통의 도구

‘모두의 재능’의 또 다른 지원군은 발달장애인 멘토입니다. 고대인 강사와 20여 년 전에 만나 클라리넷을 연주해 온 김하늘 멘토인데요.
김하늘 멘토는 보조 강사로서 고대인 강사의 수업을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화음 연습을 할 때, 고대인 강사의 연주에
화음을 덧입히는 식으로요! 학생들은 김하늘 멘토를 보면서 클라리넷에 대해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발달장애인인 터라 서로 간에 언어로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는 어렵지만, 모두의 재능 학생들은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연결됩니다.
감정을 표출하고 내면을 드러내어 표현합니다. 더 멋진 소리를 연구하고 더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고민하고,
무대에 서서 관객들을 만나며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행복을 경험합니다.

발달장애 청소년들에게 악기 연주란, 단지 연주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서서 세상과의 소통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음악 교육과 연주의 경험은 장애 청소년들의 성장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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