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제작 프로젝트

소리소리마소리

시각장애인이 듣고 싶은 도서를 선택할 수 있고
시각장애인의 정보 · 문화 접근이 쉬워질 수 있도록 오디오북을 제작합니다.

'담당자 참여후기' 따뜻했던 5월부터 찬 바람 부는 12월까지 약 7개월 간의 오디오북의 담당자님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읽고 싶은 책이 생겼을 때 서점과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것, 시각장애인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이 자유롭게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읽고 싶은 책이 대체도서로 제작되어 있어야 한다.그들에게 다채로운 독서문화를 만들어주기 위해 힘쓰는 한국장애인재단 '소리소리마소리' 프로젝트 담당자 박지연 주임님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 권의 대체도서가 만들어지기까지 '소리소리마소리' 프로젝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소리소리마소리'는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의 후원을 받아 한국장애인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2022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 사업'이라는 부제를, 올해는 '장애인을 위한 대체도서 제작 및 보급 사업'이라는 부제 하에 규모를 더욱 키워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나요? 작년에는 지니 서포터즈(소리소리마소리 목소리 봉사단) 50명을 선발하여, 1인당 약 2권씩의 도서를 배정해 총 100권의 오디오북을 제작했습니다. 먼저 후원처 ㈜알라딘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도서 100권을 추천받았고,오디오북 제작 협력기관과 함께 시각장애인의 니즈에 맞춰 50권을 선정하였습니다. 이후 목소리 봉사단 지니 서포터즈 1기분들을 모집하였고 전문성우의 낭독교육 후 7개월동안 녹음과 모니터링을 진행하였습니다. 모니터링이란 녹음된 도서에 오독은 없는지 검수하기 위하여 파트너를 배정하여 서로의 녹음본을 들으면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시각장애인이 듣기 편안하도록 완성도 높은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 후에, 협력기관에서 녹음파일 편집 후 배포까지 함께 해주셨습니다. 
        배포는 협력기관의 시각장애인 전용 온라인 사이트와 국립장애인도서관의 국가대체자료공유시스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진행하였고, 실제 도서를 들으신 시각장애인분들의 후기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점이 있으셨나요?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서포터즈분들이 본인이 녹음한 도서인데도 듣지 못하는 것을 많이 아쉬워하셨습니다. 저작권법(제33조,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복제 등) 상 비시각장애인은 제작한 오디오북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대신 오디오북을 들은 시각장애인분들이 작성한 후기를 받았었는데요. 허용해주신 분들에 한하여 후기를 녹음하신 분들께 보내 드렸고, 그 중에는 낭독자의 목소리 덕분에 재미있고 편안하게 도서를 들을 수 있었다는 후기들도 있었기 때문에, 서포터즈 분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장애인이 듣는 오디오북과 비교했을 때,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제작할 때는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나요? 비시각장애인은 오디오북을 듣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경우 원도서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시각장애인은 그 점이 어렵기 때문에, 낭독자의 역량이 보다 중요합니다. 편안한 목소리나 속도감 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오독이 없어야 하고 더 정확하게 발음해야 합니다. 문장의 띄어쓰기, 쉼표, 따옴표 등을 명확히 구분하여야 하고, 대화가 나온다면 목소리를 구분하여 낭독하는 등, 
        오디오북을 들으시는 분들 입장에서 생각하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없도록 유의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소리소리마소리 사업에서도 낭독교육을 인당 2회씩 진행하며 이러한 점들에 대해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 올해에도 '지니 서포터즈' 2기를 모집하여 '소리소리마소리' 프로젝트를 지속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시즌1 활동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작년에는 시각장애인용 녹음도서 100권과 데이지도서(디지털음성도서) 49권을 제작 후 보급하였는데요, 
        올해는 시각장애인용 녹음도서 50권과 데이지도서 50권, 거기에 청각장애인용 수어영상도서 30권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또 작년 지니 서포터즈 1기분들은 인당 2권의 도서를 맡아 주셨지만, 올해 모집되는 2기분들은 인당 1권의 도서를 맡아 주실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딱 1권씩이니 더 높은 책임감 하에 질 높은 녹음도서가 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어영상도서를 제작하는 것도 중요한 차이점인데요. 수어영상도서의 경우, 수어구연은 서포터즈나 봉사단이 아닌 수어가 제1언어인 농인분들과 전문가가 직접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현재 제작경험이 많은 업체와 함께 하기 위하여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대체도서 확대 지원 필요성 알려져야 장애인 독서권이 보장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 말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제작과정의 시간과 노력 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합니다.녹음도서의 경우 원도서를 선정하고 낭독봉사자를 구하고 낭독교육 진행 후에 녹음-검수-편집 과정을 거쳐야 1권이 제작되는 거라 과정이 두 배겠지요. 게다가 도서 페이지가 길거나 내용이 어려우면 더 오래 걸릴테고요. 또 요즘은 독서나 활자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 보니, 장애인을 위한 도서에 대한 관심도도 낮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확인해보니 작년 하반기에 장애인 등 독서소외인을 위한 독서권 보장 입법이 추진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활발해진다면 장애인 독서권 보장이 조금 더 수월해질 것 같네요. - 작년에 제작된 100권의 오디오북이 배포된 후에 시각장애인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보내주신 후기에 의하면, 비시각장애인이라면 책을 선택한 후 쉽게 구입하여 읽지만, 시각장애인인 나는 선택한 책이 대체 자료로 제작되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다행히 제작되어 있다면 즐겁게 다음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읽고 싶은 책을 읽지 못하는 비극과 함께 도서 선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너무나 행복하게도 소리소리마소리 사업을 통해 제작되어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여러 감사한 반응들 중, '읽고 싶은 도서를 읽을 수 있어 행복했다'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끝으로 '소리소리마소리' 프로젝트와 더불어 장애인 독서권 확대를 위해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까요? 비장애인이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당연한 과정은 장애인 또한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도서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로 인해 정보와 문화에 접근이 수월해질 수 있도록 대체도서 확대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더욱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말씀드렸던, 독서권이 시행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한국장애인재단은 앞으로도 소리소리마소리 사업을 통해 장애인의 접근 가능한 콘텐츠인 대체도서의 필요성을 알리고 장애 인권 운동을 전개하며 힘쓰겠습니다. 장애인 독서권 보장, 누구나 평등하게 독서할 권리 2021년 국민독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인 반면, 2020년 장애인 독서활동 실태조사에서 발표한 장애인 독서율은 26.6%이다. 2019년 국립장애인도서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대체자료 제작률은 4.8%로 
        비장애인이 도서 100권을 고를 때, 시각장애인은 단 4권만 선택할 수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9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독서문화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률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독서소외인의 독서 환경 개선을 위한 시책을 강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여 독서소외인의 독서접근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제안되었다. 그러나 이 법률안은 올해 5월 31일 소관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부터 '대안반영폐기' 처리되었다. 지난 4월 13일에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주최하고 정보접근성 향상 TF,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보접근성 향상을 위한 전문기관 협의체가 주관한 '전자책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는 민간 전자책 뷰어의 장애인 접근성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도출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회에 참여한 정보접근성 향상 TF 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응답자 58명 중 74.1%가 국립장애인도서관, 점자도서관 등에서 제작된 대체자료의 양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장애인 독서권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 정책과 제도들이 현실에 빠르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 글(저작권자) : 현주희 오마이뉴스(시민기자) 출처 : 오마이뉴스(https://omn.kr/24fa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