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100만원 미만 65.7%, 장애인 노동의 현실
국립특수교육원의 '2025 특수교육 종단조사' 결과, 특수교육 대상자 졸업생 가운데 현재 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0.8%에 그쳤으며, 취업자 중에서도 월급이 1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5.7%에 달해 다수가 저임금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이데일리, 2026.02.05.).
특히,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임금 분포는 더 악화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월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구간의 비율이 33.3%에서 44.3%로 약 11%포인트 상승한 반면,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구간은 7.4%에서 2.9%로 2배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는 저임금 구간에 종사하는 장애인 노동자의 비중은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비중은 줄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전체적으로 임금 수준이 상향 이동하기보다는, 오히려 하향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입니다(이데일리, 2026.02.05.).
이는 장애인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일하는 장애인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거나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고용이 이루어졌지만, 그 노동이 안정적인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저임금이 계속되는 현실은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닌, 장애인의 노동을 낮은 가치로 평가하도록 설계된 제도와 시장 구조가 만들어낸 사회적 결과에 가깝습니다.
📌 낮게 평가된 장애인 노동자의 가치
장애인 노동자의 저임금 문제와 관련하여 재활과 보호를 목적으로 설계된 직업재활제도가 오히려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직업재활시설은 '장애인 직업적응훈련시설', '장애인 보호작업장', '장애인 근로사업장'으로 구분됩니다. 직업적응훈련시설은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보호작업장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가 가능하며, 근로사업장은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하는 구조입니다. 본래의 취지는 단계적 훈련을 통해 개방된 노동시장으로 이동하도록 돕는 것에 있으나, 현실에서는 상당수 장애인이 장기간 머물며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경향신문, 2024.03.09.).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는 「최저임금법」 제7조에 따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제도가 있습니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제도는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거쳐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한 조항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장애인 노동자를 최저임금이라는 기본적 노동권 보호의 테두리 밖에 두는 근거로 작동해 왔습니다(비마이너, 2024.09.11.).
실제로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받는 장애인 노동자는 2022년 이후 1만 명을 넘어섰고, 이 중 약 89%가 발달장애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만 원 이상 임금을 받는 비율은 3.8%에 불과하며, 2024년 5월 기준 이들의 평균임금은 약 40만 원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전체 인구 평균임금이 300만 원을 넘는 현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이 매년 인상되는 동안 적용 제외 장애인의 임금은 수년째 큰 변화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비마이너, 2024.09.11.).
이처럼 직업재활시설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제도와 맞물려 장애인 노동을 구조적으로 저평가하는 체계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임금 문제가 장애인 노동자 개인의 능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제도 설계와 노동시장 구조가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보호를 넘어 동등한 권리로
국제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가 차별을 구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습니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22년 한국 정부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허용하면서 많은 장애인 노동자가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보호작업장으로 분리된 채 개방된 노동시장으로 이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경향신문, 2024.03.09.).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일부 국가는 제도 개선이나 보완을 통해 장애인의 소득보장 체계를 재설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특례기간을 두어 일정 기간 이후에는 최저임금을 전면 적용하고, 연금 제도를 통해 소득을 보전하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임금보존제도를 통해 최저임금 수준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보장하고 있습니다(미디어생활, 2023.05.04.).
이처럼 각국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구조를 전환하며 개선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여전히 최저임금 적용 제외가 폭넓게 허용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일하는 장소가 어디든 장애인의 노동자는 구조적으로 낮은 임금 체계에 머물 가능성을 안고 있습니다. 이는 고용 여부를 넘어, 그 노동이 과연 동등한 가치로 인정받고 있는지 되묻게 합니다. 이제는 고용 규모 확대를 넘어, 최저임금이라는 사회적 기준이 장애인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