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쇄 앞둔 색동원, 중증장애인들 '갈 곳 없다'
시설장의 여성 입소자 성적 학대 의혹이 불거진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이 행정적으로 시설 폐쇄 절차를 밟고 있으나, 남은 입소자들의 전원 조치가 쉽지 않아 실질적인 폐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현재 색동원에 남아 있는 중증장애인들의 장애 정도가 심해 다른 시설에서 수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뉴스1, 2026.03.05.).
앞서 색동원 산하 자립체험홈에 거주하다 현재 쉼터로 옮겨진 여성 장애인 2명도 다른 시설로 전원될 예정이었지만, 고령에 24시간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용이 거부된 바 있습니다. 입소자 전원 조치가 완료돼야 시설 폐쇄가 가능한 만큼 실제 폐쇄 시점은 6월로 예상됩니다(뉴스1, 2026.03.05.).
한편 인천시는 색동원에 거주했던 남녀 장애인 32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자립 욕구 조사를 진행하고, 이 중 A~B 등급(자립 가능)으로 분류된 장애인에 대해서는 자립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뉴스1, 2026.03.05.).
📌 시설 폐쇄 이후, 장애인들은 어디로 가는가
시설에서 학대가 발생해 폐쇄가 결정되더라도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설 폐쇄 조치 이후 이후 거주 장애인들의 삶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탈시설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지원이 함께 추진되며 시설이 완전히 폐쇄 되기도 하지만, 폐쇄 결정 이후에도 거주 장애인이 시설에 남아 생활하며 관련 조치가 지연되는 상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 '루디아의집'과 제주 '사랑의집' 사례는 시설 폐쇄 이후 행정 대응과 거주 장애인 지원 방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민관합동 대응으로 진행된 루디아의집 탈시설 지원
서울 장애인거주시설 '루디아의집'은 시설 폐쇄 결정 이후 서울시와 금천구, 서울장애인권익옹호기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이 참여한 민관합동 특별조사단이 구성돼 거주 장애인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습니다(비마이너, 2020.12.31.).
민관합동 특별조사단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거주 장애인의 생활 상황을 점검하고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지원계획을 마련했으며, 그 결과 62명의 거주인 중 일부는 지원주택으로 입주해 지역사회에서 생활을 시작했고, 일부는 원가정으로 복귀하거나 다른 시설로 전원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설 측이 전원 조치를 거부하며 출입문을 잠그는 등 갈등도 발생했지만, 2020년 10월 마지막 전원 조치가 이루어지며 시설은 폐쇄되었습니다(비마이너, 2020.12.31.).
이때 구성된 민관합동 특별조사단은 일회성 조사에 그쳤던 기존 사례와 달리, 중증 발달장애 거주인을 고려해 장·단기 지원을 목표로 활동한 점에서 긍정적 모델로 평가됩니다. 특히 서울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조사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민간과 협력해 탈시설 지원을 추진하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비마이너, 2020.12.31.).
✅ 전원 지연과 갈등 속에 임시 운영되는 사랑의집
제주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사랑의집'은 폐쇄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거주 장애인이 여전히 시설에 남아 있어 실질적인 폐쇄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 중 하나입니다. 제주시는 2023년 7월 시설 폐쇄 행정처분을 내렸으나, 시설에 거주하던 37명 중 일부만 다른 시설로 옮겨졌으며, 여전히 19명의 장애인이 해당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제주일보, 2025.9.24.).
보호자 일부는 시설 운영 유지를 요구하고, 종사자들은 고용 안정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시는 2026년 상반기에 임의 전원 및 원가정 복귀를 추진하고, 법인에게는 건축비로 지원한 9억8400만원을 환수 조치해 시설 폐쇄에 따른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거주 장애인이 전원할 다른 시설이 부족하고, 관련한 중장기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설 폐쇄 이후 거주 장애인의 거주와 지원 대책을 둘러싼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제주일보, 2025.9.24.).
📌 시설 폐쇄 이후 남겨진 과제
위 두 사례는 시설 폐쇄라는 동일한 행정 조치가 내려졌더라도 이후 정책 대응에 따라 거주 장애인의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서울 사례의 경우 민관 협력을 통해 일부 거주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하는 탈시설 모델이 시도된 반면, 제주 사례에서는 대체 거주지 부족과 이해관계 갈등 등으로 인해 폐쇄 이후 조치가 지연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계의 준비 정도에 따라 시설 폐쇄 이후 거주 장애인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장애계에서는 시설 폐쇄 이후 거주 장애인을 다른 시설로 단순히 옮기는 이른바 ‘시설 뺑뺑이’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에이블뉴스, 2026.02.24). 결국 시설 폐쇄 정책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려면, 모든 거주 장애인을 단순히 다른 시설로 전원하는 방식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각 장애인의 개별 욕구를 파악하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함께 논의·마련하며, 안정적인 주거와 돌봄, 지역사회 기반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