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회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구춘모 소장은 친구가 말을 할 때면 친구의 입에 시선을 맞춥니다. 반대로 구춘모 소장이 말을 할 때면 친구가 그의 입에 시선을 맞춥니다. 친구로 함께해온 25년, 두 사람의 안경 뒤 눈동자는 서로의 입모양을 빠르게 살핍니다.
어린 시절 앓았던 열병으로 청력을 잃은 구춘모 소장은 고등학생 시절 공부방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박창영 소장과 우연히도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진학하며 오늘까지 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학 수업시간에 나란히 앉았던 두 사람은 서로 도우며 청춘을 함께 보냈습니다. 박창영 소장은 교수의 입모양만 보고 수업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구춘모 소장에게 필요한 내용을 설명해주고, 구춘모 소장은 꼼꼼하게 정리한 노트를 박창영 소장과 공유하며 함께 공부했습니다.
배려심 깊은 친구를 만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구춘모 소장에게 박창영 소장은 특별하게 해준 게 없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춘모랑 있으면 마음이 편했어요. 도움을 주었다기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함께 지내온 게 맞을 것 같네요.”
건축사 시험에 합격하여 각자 건축사사무소를 차린 두 사람. 장애인이 진출하는 분야는 상대적으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구춘모 소장이 이룬 건축사의 꿈은 더욱 특별합니다.
소리를 알아듣는,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뜻하는 말인 지음(知音). 두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각별한 우정을 <세상을 여는 틈> 13호에서 전해드립니다. 13호는 다가오는 겨울에 발간될 예정입니다.
※ 캐모마일 출간홍보사업 : 세상을 여는 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의 틈을 넓혀가기 위해 인식개선지 ‘세상을 여는 틈’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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