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그리다, 해커톤 수상자

장애인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한 해커톤 대회 수상자

SAW팀 이우현 군과 도담도담팀 김가은, 이승은 양

(왼쪽부터) SAW팀 이우현 군, 도담도담팀 김가은, 이승은 양

한국장애인재단에서는 창의적인 장애인 관련 정책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아이디어 해커톤 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번 대회도 성황리에 마무리가 되었는데 놀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대회 이야기를 듣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상, 우수상을 받은 SAW팀의 이우현 군과 도담도담팀의 김가은, 이승은 양을 만났다.

Q. 해커톤 대회 수상 소감부터 부탁드립니다!

SAW팀 이우현

참가할 때 우승까지 하게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아이디어를 좋게 봐주시고 실효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느껴져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담도담팀 김가은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분야가 있었구나 싶을 만큼 아이디어도 사람도 많았습니다. 상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믿기지 않고 뿌듯합니다.

Q. 해커톤 대회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SAW팀 이우현

평상시에 정책이나 사회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사람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내고 그 목소리가 사회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것에도 호기심이 많아요. 단순한 사업 계획에만 그치기보다 효용성 높은 아이디어를 내보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도담도담팀 이승은

치위생학과 전공자로서 참여할 수 있는 대외활동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다양한 분야에 열린 해커톤 대회를 알게 되었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각 팀별로 어떤 정책을 기획하셨나요? 어떤 연구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해요.

SAW팀 이우현

장애인을 위한 오프라인 의류 환경조성 정책입니다. 복지관을 돌아다니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의류에 대한 관심도나 불편함 등에 대해 의견을 수집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자료 조사를 하고 기존 법령을 어떻게 개정할 수는 없는지, 새로운 방안은 없는지 등을 연구했습니다.

도담도담팀 이승은

장애인 구강 온-오프라인 어플 블렌디드 진료프로세스입니다. 어플로 장애인들에게 진료의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인데요.

기존에 출시되어있는 비대면 진료 어플들의 운영 시스템을 조사했습니다. 서울대 장애인 치과 설문지 양식도 참고해서 장애인 치과 진료에는 무엇이 필요한지 조사도 했고 실제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 어플 제작도 했습니다.

Q.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 있었나요?

도담도담팀 김가은

어플 제작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개발자랑 의사소통이 어려워 제작에 차질이 있었습니다. 또 장애인과 정책 시뮬레이션도 참 중요한데 아직 경험도 많지 않고 권한도 많지 않은 학생 입장에서 장애인과 만나는 자리를 조성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장애인을 동등한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하는 SAW팀 이우현 군

Q. 우리나라 정책이 아직 미비한 점, 나아가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SAW팀 이우현

장애인 정책에 사람들이 무관심합니다. 장애인 정책을 공모전이나 선거 공약, 시위 말고는 들어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장애인이 어떤 의견을 내더라도 의견 수용이 잘되지 않고요. 장애인을 ‘도움을 주어야 한다’가 아닌 ‘동등한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이 정책과 언론, 우리 사회 곳곳에 널리 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담도담팀 김가은

가장 놀란 것은 치과 보험처리가 가능한 장애 유형이 8가지로 제한된 것이었습니다. 8가지 장애 유형은 쉽게 말씀드리자면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는 장애입니다. 실제 치과 진료 접근성 문제가 되는 사람은 장애 정도가 심한 사람들이 더 많은데, 이 사람들이 보험처리가 안 되면 사비로 전부 부담해야 합니다. 의사들이 저비용으로 진료해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점차 정부가 장애인 진료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의료 접근권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SAW팀 김가은 양

Q. 자문위원이 도움이 되셨나요?

SAW팀 이우현

우리가 차마 생각할 수 없었던 시각장애인의 관점을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들은 현장에 있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어서 비장애인과 달리 쇼핑 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것입니다.

도담도담팀 김가은

상대적으로 공모전 경험이 부족한 저희를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원래는 홈페이지였는데 조언을 해주신 덕분에 어플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치위생학 전문 용어가 일반인들에게 어려우므로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는 조언도 인상 깊었습니다.

Q. 프로젝트는 수상하셨지만 되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있으신가요?

SAW팀 이우현

공모전에 서울시 관계자분이 오셨는데 그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서울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안을 기획해봤을 텐데요. 만약 그분에게 어필이 되었다면 단순히 의견을 내고 상 받고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도 모를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도담도담팀 이승은

치위생학도로서 치아 관리나 교육에 대해 정책을 진행해 볼 수도 있었는데 진료에 치중한 것 같아요.

진료는 사실 치위생학과보다는 치의예과 분야거든요. 더 전공 특색을 살려볼 걸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장애인과 의료진 모두가 공감하는 정책을 강조한 도담도담팀

Q. 우리 사회가 앞으로 장애인을 대할 관점이나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SAW팀 이우현

장애인뿐만 아니고 우리 모든 사회가 서로를 동등한 주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돈이 있던 성별이 무엇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서로를 주체적인 인격체라고 생각하고 대했으면 해요.

도담도담팀 이승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어서 정책이나 모든 제도가 미흡하고 추상적이라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좀 더 장애인들을 가까이서 보고 그분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보장되었으면 좋겠어요.

서로 돕고 사는 사회 일원으로 장애인, 비장애인이 서로를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공존하는 따뜻한 사회를 꿈꾸는 수상자들

Q. 미래의 해커톤 대회 지원자들에게 전하는 응원이나 팁이 있다면요?

SAW팀 이우현

정책과 관련하여 장애인을 직접 만나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그분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무엇이고, 무엇을 원할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정책과 인식, 기술은 얼마나 발전되어있는지도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담도담팀 이승은

그동안 전공 때문에 여러 제약도 많았고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었는데 최선을 다해 참가한 결과 수상할 수 있었어요. 모든 전공자분이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수상 이후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SAW팀 이우현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논의하는 사회가 되게끔 스스로 부단히 노력할 것이며 일상에서도 장애인들의 관점에서 조금 더 생각해 볼 것입니다. 행정 직종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과 인식, 기술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많은 생각을 해볼 예정입니다.

도담도담팀 이승은

장애인 정책 문제에 한층 더 관심이 커졌어요. 앞으로도 비슷한 공모전이 있으면 그때는 더 발전된 정책으로 제안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이우현 군, 김가은 양, 이승은 양의 표정은 어딘가 밝아 보였습니다. 아마도 수상의 기쁨도 있었겠지만 뿌듯함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아직도 장애인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 속에서 정책의 성장을 위한 한 걸음을 위해 노력했다는 행복감을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커톤 대회가 그런 따뜻함을 느끼는 빛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작별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취재 : 이경은, 김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