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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 줄 아는 우리 가수, 응원하다 보니 닮아버렸네요💌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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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 줄 아는 우리 가수, 응원하다 보니 닮아버렸네요💌

가수 영탁 기부 팬클럽 ‘산탁클로스’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과 닮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 누군가가 뛰어난 재능을 지닌 나의 '아이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가수 영탁과 그의 기부 팬카페 '산탁클로스'의 관계가 딱 그러하다. 인지도가 낮은 신인 시절부터 각종 봉사 활동을 이어온 가수 영탁은 스타가 된 이후에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는 데 전혀 인색하지 않다. 그런 그를 닮은 수만 명의 팬들도 소외된 이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베푼다. 기부에 대한 그들의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햇빛이 하늘을 메웠던 지난 7월 어느 날, 한국장애인재단이 산탁클로스 운영진 5명을 서울 서대문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탁 기부 팬클럽 산탁클로스 운영진





소외된 이들에게 ‘공간’을 선물한다는 것


산탁클로스는 영탁의 공식 팬덤 '영탁앤블루스' 일원들로 구성돼 있다. 팬덤 내에서 기부의 뜻을 지닌 30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2021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올해 산탁클로스가 한국장애인재단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4월부터 진행한 뜻깊은 기부 행사 덕분이다. 산탁클로스는 영탁이 코레일 공식 홍보대사라는 점에 착안해 코레일을 활용한 기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공식 카페와 SNS에 코레일에 탑승한 것을 인증하면 게시글 당 일정 금액이 적립되는 방식으로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는 산탁클로스뿐만 아니라 영탁의 전체 공식 팬덤 영탁앤블루스가 함께 참여해 더욱 뜻깊었다.



(엘렌) 가수 영탁이 코레일 홍보대사가 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팬들도 지방 공연을 보러 가거나 가족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KTX를 많이 타니까 그걸 인증하면 게시글 1건당 천 원씩 적립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사진 : 산탁클로스 인스타그램





산탁클로스는 한 달간 전체 팬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벤트를 통해 적립된 금액과 보유하고 있던 후원금을 보태어 한국장애인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개선에 사용된다. 평소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장애인을 위해 경사로 설치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날 인터뷰가 이뤄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는 지난해 한국장애인재단이 기부금을 모아 장애인 이동 편의를 위해 경사로를 설치한 곳이어서 더 뜻깊었다. 자신들이 마련한 기부금이 쓰이게 될 실제 사례를 산탁클로스 회원들이 본다면 더 큰 뿌듯함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경사로 설치된 카페





(울맘) 들어오면서 카페 앞에 설치된 경사로를 봤어요. 사실 카페 같은 데가 비장애인들의 전유물이 아닌데, 단차가 있어 교통약자들이 다니고 싶어도 잘 못 다니잖아요. 그분들은 그 자체만이라도 소외됐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렇게 휠체어를 끌고 와서도 충분히 앉아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게 너무 뿌듯해요.



(미야비) 얼마 전 제가 사는 동네에 장애인들을 위한 미용실이 생겼어요. 깜짝 놀란 게 그 미용실이 오픈하자마자 한동안 예약이 꽉 찼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장애인 분들은 미용실에 들어서거나 의자에 옮겨 타기가 불편해 일반 미용실을 잘 이용하지 못했던 거죠. 숨어있던 수요가 많았던 거예요. 그래서 이번 한국장애인재단 기부금이 필요한 분들에게 간다는 게 참 뿌듯해요. 저희가 이런 기부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큰 기쁨을 줄 수 있는 것 같아 좋아요.





3년간 매주 3번씩 기획 회의... 힘들기보다 뿌듯함이 더 큰 이유


산탁클로스는 3년간 수많은 기부활동을 했다. 프로젝트 개수로만 32건이 넘는다. 기부활동을 기획하고 준비해 실행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매주 3회, 저녁 10시에 기획 회의를 한다. 운영진들이 각자 자료 조사를 해서 산탁클로스가 해봄 직한 기부 활동을 토의하기도 하고 아이디어 회의 후 회원들의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된 의견으로 기부를 진행한다. 지난 3년여간 매달 기부사업은 2~3회, 장기 프로젝트는 2달에 7회 정도 꾸준히 진행했다. 운영진들은 산탁클로스가 이렇게 꾸준한 기부를 할 수 있었던 이유로 매달 소중한 마음을 후원해 주는 회원들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산탁클로스는 회원들이 내는 기부 금액이 월 ‘1만 원 이상에서 자율’로 형성돼 있는 조직이다. 그러다 보니 시스템도 체계적이다. 총 7명으로 구성된 운영진은 각자 맡은 역할이 뚜렷하다. 각각 기획 및 홍보 담당, SNS 커뮤니티 홍보 담당, 영상 편집 및 업로드, 재무, 회계감사를 맡고 있다.



이때까지 했던 기부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묻는 질문에는 한부모 가정 문화 지원, 장애인 후원 등의 답변이 나왔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에 의료진이나 군인들에게 음료를 기부했던 것도 뿌듯했던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영탁 기부 팬클럽 산탁클로스 운영진





(빨강머리앤) 지방 콘서트를 할 때마다 그 지역의 한부모 가정 구성원분들을 초청해요. 지역마다 센터들이 있어서 연결을 부탁드리거든요. 그분들은 아무래도 문화생활을 접할 여유가 적다 보니 콘서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정말 좋아하세요. 지금까지 전국 각지에서 200~300명의 한부모 가정 구성원들을 초대했어요.



(울맘) 가수 영탁이 음료 모델을 했었어요. 그때가 한창 코로나 시국이어서 군인, 경찰, 의료진분들이 애쓰고 계실 때였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음료 1만 캔을 기부하기도 했어요.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휴가를 나오지 못한 군인들, 밤낮없이 일하는 의료진들이 저희가 보내드린 음료를 마시며 갈증을 해소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그때는 저희 가족들도 코로나19에 걸려 아픈 상태였음에도 기부 프로그램을 준비했었는데 그런 고생들이 무색할 정도였죠.



(스즈) 가수 영탁이 정규 앨범이 나올 때마다 팬카페에서 자체적으로 챌린지를 진행했는데, 작년 8월에 신곡 ‘폼 미쳤다’가 발매됐을 때도 어김없이 챌린지를 했어요. 그때 창작 부분에서 1등 했던 ‘로빈 크루’ 팀은 상금 일부를 지역 장애인 복지관에 기부하고, 지금도 재능 기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선한 영향력의 순환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사진 : 영탁 소속사, 어비스컴퍼니





이들의 진심은 영탁의 콘서트에 참석한 취약계층이나 음료를 받은 군인, 의사 등 기부 수혜자들로부터 더 큰 마음이 되어 돌아온다. 산탁클로스의 도움으로 영탁의 지방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한 수혜자는 '생전 처음 가수의 콘서트를 와봤다.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려주셔서 영탁 가수님과 팬클럽에도 너무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후기들을 접한 산탁클로스의 회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감동과 뿌듯함을 느낀다.





내 가수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마음


놀랍게도 산탁클로스 운영진 대부분은 팬클럽 활동 이전에는 기부 경험이 거의 없었다. NGO 단체에 단발성으로 기부해 본 경험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기부 활동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이렇게 오래 산탁클로스로 활동하면서 기부를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하나같이 영탁의 오랜 봉사활동이 그들에게도 영감이 되었다고 말했다.






영탁 기부 팬클럽 산탁클로스 운영진





(미야비) 가수 영탁은 무명 시절에도 연탄 봉사를 했을 만큼 워낙 기부를 많이 해요. 노인 무료 급식소에 저희 팬클럽 이름으로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고 산불 구호 성금으로 1억 원을 내놓기도 했죠. 고성, 안동, 의성군, 안동 등 지방 축제 출연료도 종종 기부하셨고요. 영탁의 팬이 된 건 노래 실력과 외모 덕분이었지만 계속 알게 될수록 기부 활동도 정말 많이 한다는 걸 알고 인성에도 반하게 됐어요. 그리고 기부 활동을 해보니 저희가 배우는 게 더 많다는 생각도 들어요.



(엘렌) 저는 해외에 거주하면서 가족밖에 모르던 워킹맘이었어요. 그런데 영탁의 선한 영향력이 저를 이끌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영탁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팬이 되었지만 이제 이렇게 기부활동을 해보니 기부가 오히려 팬클럽 활동 지속성을 키워주는 것 같기도 해요.



이들이 산탁클로스 활동에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지자, 일부 가족 구성원들도 이들과 함께 기부를 응원하게 됐다고 한다. 특히 기혼자인 여성 팬들의 경우 배우자가 아내의 열성적인 팬클럽 활동에 귀여운 질투를 하기도 했었는데, 이들이 4년간이나 팬클럽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우군으로 변하기도 했다고. 자신의 이름이 아닌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하는 기부는 어떤 느낌이 들까. 이들은 공통으로 자부심과 뿌듯함이 더욱 커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영탁 팬클럽 산탁클로스 슬로건





(스즈) 제 이름보다 ‘산탁클로스’, ‘영탁앤블루스’ 이름을 쓰면 오히려 기부에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혼자였다면 생각만 했을 기부를 함께여서 더 잘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산탁클로스가 창단한 2021년, 제가 처음 참석한 기부 행사가 연탄 나눔이었는데, 저 혼자 하라고 했으면 용기가 안 났을 거 같거든요. 그땐 심지어 코로나19가 심했던 시기라 현장 봉사자들의 손길이 많이 없었을 때였는데 같은 팬분들이 있어서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빨강머리앤) 저는 가수 영탁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인성 덕분이었거든요. 경연 프로그램에서 자신보다 상대방의 처지를 더 헤아리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이렇게 기부 활동을 같이하면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좋은 사람인데 나도 그런 사람을 따라갈 수 있구나’하는 마음에서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껴요. ‘같이 가고 있구나’ 하는 행복감도 들고요.



(파랑이좋탁)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삶이 무엇인지를 가수 영탁을 좋아하며 몸소 느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산탁클로스 기부 활동을 통해 소중한 만남을 만들어가는 게 저의 팬심을 나날이 키워주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회원들과 함께 마음 모아 이런 활동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함이 커요.






사진 : 영탁 팬클럽





앞으로도 산탁클로스의 활동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향후 계획이나 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지속성'이라고 답했다. 그간 장애인, 자립 청소년 등 수많은 소외집단과 인연을 맺었는데 그들과 한번 맺은 인연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엘렌) 한 보육원에 산탁클로스가 3년째 기부를 하고 있는데 어린이날, 크리스마스마다 잊지 않고 영탁 삼촌의 이름으로 아이들이게 그때그때 필요한 걸 선물하죠. 한 명씩 편지를 써서 머리맡에 두기도 하고요. 아이들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진짜 산타가 온 것 같다고 기뻐하곤 해요. 이렇게 일회성 기부로 끝나지 않는, 지속적이면서 진심이 담긴 꾸준한 인연을 지향하고 있어요.



한국장애인재단과 재단의 활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메시지도 전했다.






영탁 기부 팬클럽 산탁클로스 운영진





(울맘) 기부할 마음은 있는데, 기부를 어디에 해야 할지를 모르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저희의 이야기를 통해 '아티스트의 팬클럽을 통해 기부할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해요. 다양한 나눔의 방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뜻깊지 않을까요?



(미야비) 사실 우리 주변에는 장애인들이 있지만 비장애인들은 장애의 고통과 불편함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번에 기부 활동을 하면서 조금 더 장애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하다못해 TV 뉴스를 볼 때 수화 통역사분이 나오면 유심히 보게 됐죠. 무표정으로 진행하실 거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표정을 아주 다양하게 정보전달을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변화는 작은 관심에서 생긴다고 생각해요.



(은갈치티쳐) 아티스트에게 받은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회에 되돌려 드릴 수 있다는 점과 그 에너지가 다시 아티스트에게 건강한 응원이 되어 돌아간다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기부를 행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동력이지 않을까 생각돼요. 앞으로도 늘 초심을 되새기며 아티스트와 함께 잘 걸어가는 산탁클로스가 되겠습니다. 뜻깊은 기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한국장애인재단 관계자분들과 늘 함께하는 300명의 회원과 7명의 운영진 그리고 가수 영탁에게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좋아하는 이를 닮고 싶다는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실행에 옮겨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또 다른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다. 오랜 무명 시절을 거쳐 기어코 실력을 세상에 증명해 낸 가수 영탁처럼, 팬덤도 인성만큼이나 뛰어난 능력과 실행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탁을 향한 팬심과 선한 영향력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기를 한국장애인재단이 응원해 본다.



취재 : 황신아, 선아

사진 : 홍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