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회
함께한 20년, 함께할 미래🎇🌠
한국장애인재단 창립 20주년 기념식
20년. 한 사람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요즘 세상에서 20년 동안 하나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한국장애인재단이 설립된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와 권리 증진을 위해 힘써온 발자국들을 되새겨보는 소중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한국장애인재단 20주년 기념식
한국장애인재단이 걸어온 길
지난 11월 11일, 한국장애인재단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재단의 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주최하고, 김예지 의원, 최보윤 의원, 서미화 의원 등의 국회의원과 장애계 인사,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하는 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홍보대사로서 한국장애인재단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이재용 아나운서와 YTN라디오의 양수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먼저 기념 영상을 통해 재단의 역사를 돌아보았다.
한국장애인재단은 2004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전문 민간 공익재단으로, 장애로 인한 차별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 왔다. 제1대 송영욱 이사장이 취임하여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국제장애인권리협약 특별위원회의에 참가하여 장애인 권리 실현을 위해 앞장섰다. 2013년 제2대 이채필 이사장이 취임하며 기업과의 협력 사업을 실시, 장애인을 위한 공익사업 영역을 확대해 갔다.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의 기념사
2015년 제3대 이성규 이사장이 취임하였으며, 장애 관련 선진 정책을 소개하고 국내 도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국 단위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했으며, 모금 캠페인을 열어 나눔 문화를 확산했다. 장애인 단체 현황과 운영 실태를 연구했고, 장애인 네트워크의 중심 체계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모금 및 배분 전문 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성규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금까지 재단을 위해 마음과 물질을 나누고, 재능을 기부해 준 분들을 모시고 역사를 돌아보자는 의미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히며, “많은 분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한 “앞으로도 더 큰 지원과 더 큰 질책을 해주시길 기대하겠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다름이 힘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국장애인재단은 “장애는 다름입니다. 다름은 힘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를 옹호하는 전문 공익재단으로 성장해 왔다. 이처럼 재단은 건강, 교육, 문화, 사회환경, 인식개선, 긴급지원, 정책 연구 등의 분야에서 장애인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장애인단체 1,640곳과 협력하여 약 38만 명의 장애인을 지원했다. 누적 지원금은 353억 원에 달한다.
축사 중인 김예지 국회의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축사를 통해 “재단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함께하며 장애인 복지를 위해 힘써오신 모든 분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장애인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환경 조성에 재단이 기여한 바가 크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권리와 삶을 향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저는 믿고 있다”라고 했다.
“저 또한 한국장애인재단의 발자취를 깊이 새기면서 장애인 권익 증진을 위한 법적, 정책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얘기했다. 이밖에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명수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축전을 보냈다.
비전 선포의 순간
20주년 기념 세리머니가 열렸다.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을 비롯해, 김예지 의원, 최보윤 의원, 서미화 의원, 이명수 (전)의원, 이채필 (전)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진중원 신한카드 부장, 안선영 방송인, 이재용 아나운서가 무대에 올랐다. 화면 속 ‘20’이라는 숫자를 한 손으로 터치하며 재단의 20주년을 축하했다. 앞으로도 다름이 힘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다짐하는 비전 선포의 순간이었다.
한국장애인재단 20주년 비전 선포
그동안 한국장애인재단을 위해 힘써준 분들에 대한 공로패, 감사패 시상도 있었다. 공로패의 주인공은 신한카드와 이영애 배우로,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 다름이 힘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장애인 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점을 인정받았다.
신한카드의 진중원 부장은 “장애는 틀림이 아닌 다름이라는 얘기가 와닿는다”라며 “신한카드와 신한금융그룹 역시 세상의 틈을 여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멋지게 정진하겠다”라고 공로패 수상 소감을 얘기했다.
사회공헌에 큰 힘을 보태준 기업에 드리는 감사패 시상도 진행되었다. 장애인 의료재활 부문에 ‘현대자동차그룹’, 장애인 이동권 부문에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장애인 교육 부문에 ‘롯데홈쇼핑’, 장애인 재능발전 부문에 ‘카카오뱅크’, 장애인 안전 부문에 ‘S-OIL’, 장애인 주거환경개선 부문에 ‘홈앤쇼핑’, 장애인 문화접근권 부문에 ‘알라딘커뮤니케이션’, 장애인 예술 부문에 ‘바로스코퍼레이션’이 그 주인공이었다.
감사패 수상한 바로스코퍼레이션, 카카오뱅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롯데홈쇼핑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권영문 상무는 “2013년부터 11년 동안 장애인과 장애인 단체의 자동차를 무상으로 정비하는 드림카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 덕분에 현재 500여 대의 차량을 무상점검하고 정비했다”라고 성과를 얘기했다. 또한 “우리 임직원들 1,311명이 11년 동안 묵묵하게 장애인을 위한 지원을 했다는 점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서 감사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의 선행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 다름이 힘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겠다”라고 얘기했다.
바로스코퍼레이션 대표이자 재단 홍보대사인 안선영 씨는 “나의 아이가 다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라면서 “후원하는 발달장애 예술인 장학생의 전시회를 열어주었는데, 어머님이 감동하여 우셨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아서 매년 무엇이라도 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앞으로도 관심 가져주시면 지치지 않고 계속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장애인 인식개선 공모전 시상
한편 ‘2024 장애인 인식개선 공모전’ 시상 또한 진행되었다. 대상 수상자는 영상 부문에서 선정되었다. 수상자 박호범 씨는 “친구에게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지체장애인의 이동권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밖에 최우수상 에세이 부문, 라디오 부문의 수상자에 대해서도 시상이 이루어졌다.
실증적 연구와 검증을 통한 과학적 당사자주의 실행
이성규 이사장은 비전 발표를 통해서 한국장애인재단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함께 그렸다. “함께한 20년, 함께 할 미래”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과학적 당사자주의 실행으로 변화할 미래”를 이야기했다.
이성규 이사장은 영국 유학 시절에 개인예산제 개념을 처음으로 접했다고 얘기했다. 기관을 통하지 않고 개인에게 바로 지원하는 내용에 당시에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지만, 이후 영국에서는 실제로 그 제도가 성립되었고, 현재는 완전히 정착되어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개인예산제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현재 장애인에 관한 지원에 대해서는 “정책이 관심을 두지 않으면 자기 주장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정책이 관심을 가지는 범위 내에서 ‘장애인 집단’이라는 뭉뚱그려진 일반 명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당사자주의가 바탕이 된 개인예산제도가 시행되면 “정책과 개인의 욕구가 융합되고 장애인 당사자들이 ‘나’라는 주체로, 고유명사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또한 개인예산제도가 실시되면 공급자 중심의 지원이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며 과학적 당사자주의가 완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 전략 발표 중인 이성규 이사장
이와 같은 정책 시행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질적인 자료를 내놓고, 근거 있는 주장을 펼쳐야 한다”라며 이를 위한 과학적 평가 방법 등에 대한 실증적 연구 등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장애인재단은 서울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을 하며, 앞으로 개인예산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를 옹호하는 전문 공익재단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장애인 당사자와 단체들의 등대 역할을 할 것임을 다짐했다.
새로운 CI에 담은 의미
20주년을 맞이하며 오랜 시간 함께해 온 CI를 재단장했다. 디마이너스원의 김동길 공동대표는 CI 리뉴얼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소개하며, “20년 동안 기존의 CI는 제 역할을 해주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도 인식도 달라졌다”라며, “좋은 의미는 유지하되 새로운 의미를 더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CI를 개발하면서 논의한 세 가지는 요소는 크게 ‘정체성’ ‘포용성’ 그리고 ‘역동성’이었다.
먼저 ‘정체성’은 한국장애인재단이라는 정체성과 무게감을 뜻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장애인재단’이라는 의미를 더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려했음을 설명했다. 또한 ‘포용성’은 장애, 성별, 나이 등 서로를 구분하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 끝으로 ‘역동성’은 더 이상 장애 그리고 장애인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재단’이 주는 딱딱한 시선을 개선하고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탄생한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큰 원형 라인을 바탕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공존하는 세상의 가치를 전달하고, 포용성을 비롯한 연대와 공존의 가치를 담고자 했음을 설명했다. 원형 라인을 반으로 자른 형태로 서체의 받침에도 응용하여 의미의 통일감을 줄 뿐만 아니라, 라인들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여 리듬과 역동성을 만들어냈다. 또한 웃는 모습, 스마일 마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재단의 따뜻한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기본 컬러는 파랑으로, 전문성과 안정성, 신뢰를 의미하는 색깔을 선택했음을 소개했다. 또한 자폐성 장애인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색상으로서도 파란색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CI 소개 중인 디마이너스원 김동길 공동대표
디마이너스원의 김동길 대표는 “CI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장애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면서 “개성이 존중받는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장애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으로서 존중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는 낭만적인 생각도 해본다. 재단이 다양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CI를 만든 소감을 밝혔다.
다름이 어우러지는 세상 만들 것
만찬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의철 사무총장은 “장애인과 관련한 기술의 발전상을 살펴보기 위해 덴마크에 다녀왔다”라면서 “한국도 디지털 시대가 활짝 열렸는데, 그에 대해 준비하려면 법과 제도, 교육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은 삶의 질을 높여주지만, 만약 기술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장벽이 생기는 것이기에 장애인들의 디지털 교육에 대한 지원이 앞으로 더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소견을 전했다.
또한 이승기 교수는 서울시 시범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개인예산제’에 대해 얘기했다. “많은 난관이 남아 있지만 한국장애인재단에서 실무자분들 또 이사장님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향후 본 사업으로 진행된다면 장애인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또한 “앞으로 개인예산제와 재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한국장애인재단 홍보대사 이재용 아나운서
한국장애인재단 홍보대사 이재용 아나운서는 재단과의 오랜 인연을 회고하며 “15년 동안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해왔다. 앞으로도 더욱더 봉사할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한국장애인재단의 창립 20주년 기념식은 그동안의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귀한 자리였다. 재단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함께 만들어갈 아름다운 미래를 모두의 마음속에 새기는 시간이었다.
한국장애인재단 20주년 기념식 사진촬영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 단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 기부의 가치와 즐거움을 체험하고 참여를 높이기 위해,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장애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 위해, 한국장애인재단은 늘 제 몫을 다할 것이다. 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회, 그곳에 한국장애인재단이 있다.
취재 : 황신아, 남궁소담
사진 : 홍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