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재단에서는 '제3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의 날 자정을 기준으로 420시간전부터 허브나눔 캠페인을
전개하였다.
캠페인 장소로는 한빛미디어파크, 여의도봄꽃축제장, 강남역 M스테이지, 명동우리은행 사거리, 청계천 장통교 등지로,
재단 직원들과 스포터지 등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캠페인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이 캠페인은 온라인 트위트도
활용되었다.
허브나눔 모금 캠페인은 #0420으로 문자를 보내면 장애인재단으로 2,000원씩 후원되고, 자동으로 감사의 문자가
전송되는 시스템이었다.
과거 다른 거대 모금기관이나 시설의 모금방식을 보면 너무나 저자세이거나 후진국형이다. 아직도
물품 뿌리기식이나 주는 자의 만족에 연연하고 있다. 모금방식도 장애인을 불쌍하게 보이게 하거나 당장 의식주가
급하다는 식으로 호소하고 동정심을 자극하여 감정적 후원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이 모금에서 장애인은 대상화가 되고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 되어 장애인식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장애인 시설에 헌 옷을
기부하면 감사하다고
기부를 받고는 헌옷을 다시 되팔아버리거나, 소각시키는 사례들도 있었다.
헌옷을 받지 않으면 이제 여기는 형편이 좋은가보다 하고
기부금도 들어오지 않을까봐 그리하였다는 것이다.
어떤 시설은 자금적 여유가 충분했음에도 고급으로 집을 지으면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을까 염려하여 일부러 장애인들을
비닐하우스에 살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장애인을 전면에 내세워 앵벌이 모금을 시키기도 한다.
당장 장애인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고 호소하거나 밥을 굶고 잇다고 하고, 비참하게 산다는 것을 드러내어
모금액을 극대화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는 모금을 시장화시킨 것이다. ‘빌어먹을 형편만 되어도 하느님의 축복입니다’라는 표어는 그러한 동정적 모금의
상징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는 상대를 대상화하고 동정을 베푸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연예인들이나 기업인들이 장애인에게
기부를 하면서 가장 뜻있는 사업을 하고 싶어서 의미를 찾다가,
빛을 잃은 사람에게 빛을 주는 역할과 같은 멋있는 의미를 부여하여 ‘그림이 된다’거나
기부자의 대리만족 위주로
모금이 이루어졌다.
사실 개안수술은 눈 전체를 교체하는 것도 아니고, 빛을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이 갑자기 수술 후 빛을 보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 빛의 의미는 인생의 새로운 세상의 발견을 의미하는 것이다.
개안수술은 각막이식 수술로서 불과 4십만원 정도의 수술비가 들어가는 것이고, 의료보험 처리도 되는 것이라
그것마저 형편이 어려워 못하고 있는 대상자는 찾기가 어렵다.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후원을 해야 하겠지만,
대상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면서 목적부터 정해 놓고 사람을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
국가 차원의 대단위 모금사업도 모금과 배분에서 상당한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모금은 거의 독점적이고 세금혜택 등 유인책은 모금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방어막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진정한
기부인지는 의문이 가지만 기업에서는 세금공제가 되지 않는 곳에는
기부하지 않는다. 주기 위한 행사에 받는
혜택부터 따지는 것이다.
그렇게 모금된 금액에서 일반 지원사업은 상한선을 정해 놓고 스스로 일어서게 하는 사업보다는 나누어주기식이거나,
물품 돌리기 수준의 지원사업을 하면서
기부자와 배분자의 만족에 치중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기부자를 설득하여 지정
기부하게 하는 중간역할자의 강조하고 있어 사실상 배분의 원칙이
다분히 자의적이거나, 현장을 모르는 형식적 또는 복지전문가나 교수들의 권위적 탁상공론장이 되고 말았다.
고액
기부자 VIP 귀족 모임을 만들기도 하고, 수십만 원의 호텔만찬을 하면서 모금은 만원식 걷는 절기 모임을 열어
장애인을 개밥주는 수준으로 전락시킨 예도 있다.
한국장애인재단은 새로운 장애인운동을 전개하는 곳으로서 국내 최초의 장애인 민간 공익재단이다.
장애인 스스로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을 하는 지원재단인 것이다.
한국장애인재단은 그 지원의 자세나 위치는 도우미의 자리로서 절대 군림하지 않으려 한다.
나눔의 전파자로서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책임을 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진정한 나눔을 실천하는 장이 되고자 한다.
정책적 사업을 공모하여 수요자 중심으로 심의하여 지원한다. 기업이나 개인과 장애인단체의 허브역할을 재단이 함으로써
당사자 단체들의 활동을 통한 장애인의 힘을 가지게 하고자 노력한다. 스스로 권리를 찾고 살아가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므로, 여기에는 자선의 개념은 아예 없다.
장애인재단에서는 기업의 후원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참여를 중요하게 여긴다. 진정한 모금의 정신은 개미군단으로서
국민들이 참여기회를 갖게 하여 취약계층의 문제에 대하여 국민이 인식을 개선하고 함께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금의 실적도 필요하지만 그것에 연연하거나 모금의 목표 달성을 추구하지 않기에 개개인의 참여를 너무나 소중하게 여긴다.
그래서 거리로 나서 국민 개인들에게 작은 모금의 참여를 호소하는 행사를 준비하여 진행하였다.
우리 장애인 내부에 이러한 재단이 존재함이 자랑스럽다.
재단의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애인의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변화사업으로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로즈마리사업, 직업생활을 통한 역량강화를 추구하는 차빌사업, 문화·여가를 지원하는 로즈힙사업 등이 있다.
장애가 장애되지 않는 조성사업으로는 인권증진과 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한 자스민사업, 법률구제를 지원하는
캐모마일사업,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바이올렛사업 등이 있다.
장애인 리더 양성사업으로는 장애단체 활동가를 지원하는 파슬리사업, 장애인 리더쉽 개발사업인 에델바이스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업으로는 인식개선사업인 라벤더사업, 연구논문을 지원하는 페퍼민트사업,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레몬타임사업, 국제협력사업인 아이리스사업 등이 있다.
이러한 12가지 허브사업을 위하여 이번에 실시한 모금방식과 재단의 운영철학은 장애인을 대상화하지도 않고
사회환경을 개선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기금을 조성하면서도 시민들의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참으로 업그레이드된
사업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기부문화야말로 살기좋은 세상만들기,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회개발이라는 측면에서의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실제 당사자의 참여 속에 의논을 통하여 배분되는 매카니즘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부문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