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회
[fn 이사람] 이채필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 ||
2013-09-13 03:28:00 | ||
이채필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사진)이 재단 영문명까지 바꾸면서 강조한 게 바로 '누구나 한 가지 재주는 있다'는 것이다. 재단의 슬로건인 '장애가 장애 되지 않는 사회,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도 이와 맥을 함께 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 이사장은 퇴임 후 여행 중 장애인재단 이사장에 추대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단 입장에선 이 이사장만큼 적임자가 없다는 생각에 신속히 이사회를 진행시킨 것. "송영욱 전 이사장의 간곡한 부탁도 있었지만 정부에 있을 때 장애인 고용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장애인고용촉진법을 제정하거나 관련 공단 및 기금을 설치하는 등 정책 마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성과를 가속화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사장에 취임한 지 반년이 채 안됐지만 이 이사장의 행보는 매우 바빴다. 가장 먼저 각종 장애인 단체 및 기관에 있는 실무총책임자와 간담회를 열고 장애인 관련 이슈와 장애인들의 관심사항을 짚어보는 등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또한 임직원들과의 워크숍에서 재단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재단의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재단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구성원 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비전을 같이 설정해 공유해야 노력이 뒤따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용회를 만들고 장애인복지전달체계 관련 각종 외국 서적을 번역·출판하는 등 짧은 시간 안에 이 이사장은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최근 세제개편에 따라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 이 이사장은 "초안대로 되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재단은 물론 선진국의 기부문화지향점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고 기부자와 수혜자 간 원활한 소통과 동시에 아름다운 기부문화 형성에 정면으로 대치되기 때문이다.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중소기업의 장애인 고용률보다 낮다"고 꼬집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 이사장은 또 "장애인 관련 법을 담당하는 주무부처가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장애인 편의를 위한 사업이 도로나 건축 등과 직결되는 만큼 국토교통부가 주무부처로서 책임지고 집행하되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보건복지부가 맡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애인에게 좋은 것은 누구에게나 좋다"며 "초동단계부터 잘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문제 있는 곳에 대안이 있다"며 "방법을 찾지 않으려 할 때 변명거리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답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인생"이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면 장애인이든 누구든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