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다양한 시각의 장애 패러다임 변화 주도
유창민ㅣ한국장애인재단ㅣ「장애의재해석」ㅣ제5권 제2호ㅣ2024.12ㅣ105-128
초록
본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천선란 SF 소설은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환경 문제, 우주를 향한 욕망과 상상력,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선란의 작품은 비판적 휴머니즘의 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장애 인물을 주체적이고 전복적인 인물로 그려 장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는 특징이 있다.본 연구에서는 단편집 <어떤 물질의 사랑>, <노랜드>와 장편 <천개의 파랑>을 중심으로 하여 장애 신체와 포스트 휴먼 간의 관계성을 중점적으로 살펴 보았다. 천선란의 소설에서는 정상으로 인정받는 존재에서 벗어난 경계 밖 존재가 다수 등장한다. 이때 작가는 외계생명체, 인공지능, 로봇, 좀비, 신체 강화 인간, 복제 인간 등의 포스트휴먼 개체를 정상으로 간주되는 인간보다 우월하게 묘사한다. 아울러 천선란은 성, 장애를 비롯하여 여러 이유로 타자화된 인간 존재를 포스트휴먼 개체와 뒤섞어 놓는다. 포스트 휴먼과 접속하고 연대하는 여성 및 장애 인물은 차별과 폭력적 사회 구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여 그들에게 가해진 사회적 편견을 극복한다. 이처럼 천선란의 SF소설은 정상의 범주에서 소외된 존재에게 전이되는 차별과 폭력의 재생산 과정을 포착해 내고 있다. 천선란의 소설에서 포스트휴먼이 된다는 것은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과 연대를 통해 확대된 공동체 의식을 역동적으로 실천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주제어: 장애, 여성, 비인간, 포스트 휴먼, 타자화, 공존과 공생, SF 소설